이미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?
대학 수능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, 공부가 하나도 안 되어 있다. 내가 목표로 하는 대학은 SKY이다. 이런 학생에겐 앞으로 한 달 동안 하루 24시간 공부를 해도(물론 가능하지도 않다), SKY에 들어가지 못한다. 그런 학생들에게 나는 이렇게 조언해주고 싶다.
지금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거다. 한 달 후에 있을 수능은 기대하지 말고, 고등학교 3학년 첫날처럼 새출발하는거다. 지금 출발하면 남들보다 몇 달 더 공부할 수 있다. 이제부터는 집에서 공부하지 않기로 한다. 장담하는데, 집에선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거나 인터넷 소설 보느라 시간 다 소비한다. 도서관에 거머리처럼 달라붙어 촌놈처럼 끈질기게, 느리게 공부하는 거다. 도서관 문 열 때 들어가, 문 닫을 때까지 딴 짓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면 거의 다 원하는 대학이나 비슷한 수준의 대학에 들어가게 된다.
앞으로 일주일 후에 10억 원의 빚을 갚아야 하는데 갚을 가능성이 제로이다. 이럴 땐 채권자들에게 정직하게 미리 말하는 것이 현명하다. 물론 그렇게 말하는 것이 죽는 것보다 어려울지 모른다. 그래도 빨리 다시 일어서려면, 정직하게 정면으로 대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. 처음엔 채권자들도 큰 충격을 받겠지만, 시간이 지나면 그들도 기다리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.
위기에서 탈출하려면, 위기에 몰려서도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. 일본의 정신과의사 모리타 마사타케는 동경대학 의학부 재학시절 노이로제에 걸렸다. 아무리 약을 먹어도 좋아지지 않았다. 부모가 깜박 잊고 돈을 보내주지 않은 일까지 벌어졌다. 그때 모리타는 이렇게 생각했다.
‘약도 살 수 없고 어차피 병으로 죽을 거라면 좋은 성적이나 내보자.’ 고민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면서 당장의 공부에만 집중했더니 노이로제가 치료되고 성적도 올라갔다는 것이다(하타무라 & 와다, 2002).
현실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큼 긍정적인 행동은 없다. 최선을 다하면 기적을 찾지 않아도 된다. 기적을 구하는 입장이라면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절박한 상태일 것이다. 기적을 찾는 일이 계속되면 결국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된다.
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깨달은 한 가지는 ‘노력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’는 것이다. 하지만 현재 벼랑 끝에 있는 상황이라면 모리타 박사처럼 평소처럼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.
내 어깨를 누르는 짐이 100이라 치자. 지금 바로 일하면 99.5로 줄어들 수 있다. 0.5만큼 줄어도 훨씬 살기 편해진다. 조금더 일해서 90으로 줄어들면 그때부턴 신나게 일해 회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.
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깨달은 것은 ‘해야 할 일을 지금 당장 하는 것만치 중요한 것이 없었다’는 것이다. 젊은이들은 명심하길 바란다.